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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글로벌픽] 여전히 식민지배 속에 있는 도난당한 보물들

부산외대-국제신문 공동기획

글로벌 핫이슈의 맥을 보다<19>

  • 모나 파루끄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북아프리카센터장 HK교수
  •  |   입력 : 2023-09-12 18: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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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알려진 고대 이집트 문명의 기념물과 유물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문명은 절묘한 아름다움과 고도의 장인 정신을 보여주며, 수천 년 동안 보존된 놀라운 유물의 보고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조각 보석 도자기 가구 무덤 사원이 그것이다. 이집트 고대 유물들은 이집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발견됐는데, 유물의 출토지가 분산된 이유는 이집트가 오랫동안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상당한 유물이 외국 박물관으로 이동됐거나 안타깝게도 도난당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인근 이집트 유명 관광지 국립박물관에 있는 유물. 연합뉴스
구체적으로는 19·20세기 열강은 식민지 확장과 고고학 캠페인 활동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이집트 유물을 획득하기 위한 계획을 수행했다. 이집트 고대 파라오 시대로 추정된 유물들은 점차적으로 이집트에서부터 여러 국가로 운반됐다. 그 결과, 유럽과 미국의 유명한 박물관들은 상당수의 귀중한 이집트의 유물을 관리하게 됐다.

그 중 스페인에 위치한 한 박물관은 이집트 고고학 유물의 주요한 컬렉션들을 소장할 수 있었다. 한 유물은 고대 나일강의 모래에 자리하던 것들로, 박물관 방문객들이 고대 이집트의 풍요로운 경관을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이 몰입할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스페인의 학예사들과 학자들은 이러한 유물을 정성스럽게 보존하고 전시함으로써 대중이 고대 이집트의 매혹적인 역사와 문화에 연결되도록 끌어들였다.

지난해 9월 이집트 관광유물부(Egyptian Ministry of Tourism and Antiquities)는 미국에서 도난된 16점의 유물 회수에 관해 공식적인 발표를 했다. 이를 계기로 도난당한 이집트 고대 유물에 대한 이슈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번 공식 발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잃어버린 이집트의 풍부한 역사적 유산과 유물의 불운한 경향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런던의 대표적인 박물관인 대영 박물관에서는 최근 금·보석류를 포함한 2000점의 유물이 도난당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유물의 도난 문제가 주목받게 됐다.

대영 박물관은 문화의 중심지로서 런던의 가장 인기 있는 명소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로제타석(The Rosetta Stone)과 같은 상징적인 유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로제타석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집트 유물 중 하나이며, 1799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중 프랑스 군인들에 의해 발견됐다. 1801년 이집트가 영국에 항복한 이후 로제타석은 대영 박물관의 보호 아래에 놓이게 됐다. 이로써 영국이 이집트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과제를 이집트 대신 맡게 됐다.

그러나 대영박물관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은 그동안 대표 문화재를 지켜온 관리자로서의 신뢰를 잃고 평판에 그림자를 드리운 일이었다. 이러한 사건은 대영 박물관에 재정적 악영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쌓아온 신뢰를 무너지게 했다.

최근 대영 박물관에서 발생한 유물 도난 사건은 이집트에서도 문화유산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집트의 유명한 고고학자이자 전 국립고대유물관리청(State for Antiquities Affairs) 장관인 자히 하와스(Zahi Hawass)는 이 문제에 대해 강경히 대응하기 위해 유네스코와 이집트 관광유물부에서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영박물관에서 일어난 유물 도난 사건을 단순한 범죄 행위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재앙의 관점에서 인류 유산에 대한 깊은 모욕이라고 묘사했다.

하와스는 유네스코와 이집트 관광유물부 후원 아래 국제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 회의에서는 대영 박물관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물에 대한 내재적인 위험을 논의됐다. 유물을 본국으로 신속하게 송환하는 것도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하와스는 이집트 고대의 상징적 유물인 ‘로제타석’과 현재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덴데라 황도대(The Dendera Zodiac)’ 두 점의 복귀를 청원했다. 하와스의 청원은 국제 사회로 확장됐으며, 문화유산의 이집트 송환을 위해 국제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와스가 제기한 송환 요청은 처음이 아니다. 2005년 고고학최고평의회(the Supreme Council of Antiquities)의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그는 파리에서 유네스코 주최로 열린 국제정부위원회 회의에서 이집트 문화유산 중 다섯 조각의 송환을 촉구했다. 이전에도 유명한 고고학자들은 이집트 고대 유물을 회수하기 위한 온라인 청원을 진행했다. 이 청원을 통해 2500개 이상의 서명이 모였으며 이집트 총리는 로제타석을 포함해 불법으로 빼앗긴 16개의 이집트 유물의 복귀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러한 노력은 문화적 유물이 본래 소재지로 돌아가도록 하는 글로벌 운동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문화유산의 보호와 복원이 미래 세대를 위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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